2023년 1월 27일

나는 한미연합사에서 어학병으로 전역을 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내가 말을  할 수 있고, 어떤 이야기를 내가 말할 수 없는지 매번 의문이 드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공유해도 될 것 같은 정보를 내 블로그에 공유하려고 한다. 

오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


 

많은 우여 곡절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하는 마인드와 남들이 겪은 경험을 나도 하고 싶다는 의도로 군대에 간 것이었고,
지난 10년동안 날 괴롭혔던 우울증을 떨쳐내려고 군에 자원한 거였으니까. 

 

 

 

그러니까 사장님 말씀하시는 게, 우울증이 심해서 군에 입대하셨다고요?

 

믿기 어려운것이지만,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들의 시야로써는 끌려가는 공간이고,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어차피 국가가 보상하지 않는 공간인데 뭐 하러 가요? 아니 X발 지금 우울증 치료가 아니라 군대 때문에 우울해질 거 같다니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이레귤러가 맞다. 

 

나는 수능을 5번 봤다, 2012년 보 X고에 입학하고, 변변치 않은 성적으로 1학년 수시를 날려버리고, 2학년때부터 시작된 그 우울증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게 했다.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가기보다는 집에서 도망가 학교를 가는 것을 선택했으니까. 그 마음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더 다른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고 지금은 그리 생각한다. 

 

근데, 뭐 인생에 만약이 어딨어

 

 

5년, 자그마치 5년이라는 기간은 누군가가 보기에 짧은 시기라고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나에게 있어서 인생의 25% 를 차지하는 기간, 의사가 되는게 내 평생의 꿈이었고, 그리고 주변인들의 기대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난 내가 특별한 줄 아는 병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그래요 뭐 5년동안의 수험기간. 이해합니다, 그러면 19살에 첫 수능을 치르셨을 테고, 20살 21살 22살 23살 , 어라 계산이 안 맞네요? 군대를 23살에 가신 게 아니잖아요? 

 

나 목표로 하는 곳은 오로지 한 곳이었는데, 그 시작부터 부정당해버렸으니, 인생이 이미 망했다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1년, 그리고 정신 차리고 대학교 복학을 해 3학년까지 다녔으니, 이를 따지면 2년이라, 이렇게 하면 계산이 딱 들어맞는다. 수 없이 죽음을 생각했고, 약도 처방을 받았지만, 내 스스로를 절제해라 라는 조언을 내 멋대로 해석해 처방받은 약을 한꺼번에 먹어 3일 내지 4일 동안 사경을 헤맨 적도 있다. 살아있음에 안도하기보다는, 살아있음에 절망감에 한 없이 울었다. 이런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이기도 싫어했었으니까. 

 

예... 뭐.. 고생하셨고요.. 뭐.. 근데 뭐 인생살이는 잘 알겠어요. 분명 중간에 여러 가지 일이 더 있을 거라고 봅니다만 당장은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으니 물어보지 않아도 될 거 같고. 어? 여기 보니까 대학교 학과가 어학병과 전혀 상관없는 학과네요? 이걸로 어떻게 통번역을 하셨어요? 

 

 

일단 지방거점대학을 일단 들어갔는데, 의대는 가지 못했고 뭐 약사도 아니고 한의대도 아니고, 한약을 공부했다. 한약을 공부하려면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하는데, 1학년, 2학년에 한자가 너무나도 싫으니까 한자보다 영어를 더 공부했었다. 얼마나 공부를 했냐면 때론 하루종일 영어 뉴스를 틀어두고 하루종일 따라 하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그걸 메모하고 외웠다.

 

 사람을 보는 게 너무 무서웠고, 사람을 보는게 무섭다는 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판단할까 봐"  무서웠었던 사람이었다. 나이는 나이대로 먹었는데 수험생활을 길게 하다 보니까 머릿속은 아직 어린 고등학생에 멈춰있었다. 모순적인 상황은, 그렇게 세상과 단절되길 원했으면서 동시에 세상을 보는 창을 필요로 하는 나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하나 이미 성격은 신경질적으로 변했었고, 나를 향한 모든 말들을 모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어차피 망한 인생, 삶을 정리하기 위해 일부러 날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래야만, 그도 내가 세상에 없어졌을때 그는 행복감을 느낄 테니까.

내 딴에서는 나를 신경쓰지 말아 달라는 아우성이었지만 말이다. 

 

2023년 7월 28일 

하지만 군대는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어학병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4살의 무렵이었다. 하루종일 게임을 하면서 대다수 친구들을 게임 속에서 만들었었는데, 하루종일 게임을 한다는 것은 지구 반대편의 친구와도 함께 게임을 한 다는 것이고, 그들의 문화와 영어에 동화된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예? 게임이요? 그러니까, 영어를 게임으로 배웠어요? 근데 그게 통역이된거고?

 

그렇다, 게임에서 배웠다. 그래서 전문 영어는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부딪혀가면서 배웠다. 의대를 준비했던 머리는 겉치레가 아닌 법, 아무리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의사를 꿈꿨던 사람이니까. 물론 주변 친구들,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은 나를 응원해 주고 믿어주는 것이 아니라 "네가 영어를 해봤자 어느정도 한다고" 라는 말이나, "너가 당장해도 유학다녀온 애들이 하는 병과를 너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지"라는 말이나, 그런 회의적인 시야를 나에게 남겼었다. 그들은 위로의 말을 한 거였을지 아니면 나의 현실을 자각하라는 말을 하는 거였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덕분에 도전했고, 통과했고, 이겨냈고, 그리고 전역했다. 어떤 게임을 하셨나요?라는 말을 한다면, 나중에 포스팅으로 전달해 주겠다.

 

.......
할 말이 없네요. 아무튼, 군대이야기 계속해보세요

 

 

 

나의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들이 군이라고 한다면, 믿겠는가.

믿을 리가 없다. 하지만 난 정말 그곳에서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만났다

무너져도, 부서져도, 다시 한번 일어나 그 하루를 시작한다. 불만이 있어도, 해야 하는 것이기에 입대한 아이들이라 그리고 한국에서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라 그런 것이겠지 

상처받고, 무너져도, 또다시 스스로에게 의지하고 다음날을 살아간다.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그들은 보았고,

난 이 아이들의 반응을 보는 게 난 너무 행복했다.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도, 바보 같은 형이지만 그래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도 않은 동기들이었고, 짜증을 내더라도 다시 한번 그 말의 의중을 살피는 사람들이었다. 생각이 얕은 것 같지만, 실은 깊고 굉장히 섬세하며 스스로의 임무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 책임감도 있던 아이들이었다. 

 

물론 실수도 없지는 않았다, 말실수도 몇 번 하는 애들도 있었다. 그래도 화는 내지 않았다. 화를 내면, 이 아이들은 영원히 배우지 못할 것이니까. 스스로가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모른 채,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더 나은 길을 가지 못할 테니까.

 

물론, 군이라는 곳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던 적도 있던 것은 사실이다.

 

군에 같혀 있을때 사랑하는 이들을 군에 있을 때 너무 많이 잃었던 것도 있다. 몇 남아있던 친구도 운명을 달리 했었고, 17년동안 키우던 강아지도 세상을 떠났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고마운 아이들을 알게 되었으니 난 그걸로 만족한다. 이미 지나간 일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니

 

이게 너무나 힘들어서 이 이야기를 상병 때 누군가에게 하려고 했었는데,

이 무거운 주제를 말하지 못했다. 이제 나에게 가벼워진 무게니 시작하는 나의 이야기자 시작의 에필로그. 

 

개인적인 감상은 그만하시고요,
군대 이야기나 하라니까요 

 

아니, ㅅㅂ  알겠습니다. 


 

입대하는게 즐거웠던 그 당시
너무나 행복했다
첫 배치가 연합사가 나오다
첫 휴가
고마운 친구
첫휴가

 

 

마지막 까지 좋은 말 해준 친구

 

이 친구는 이후에 나와 후쿠오카를 가게된다
첫 표창장

군대에서 발생한 일련의 이야기는, 내 감상을 묘사하는 적절한 짤방이나 만화를 포함한 포스팅으로 업로드를 하겠다.

 

왜냐하면

제9조(보호구역에서의 금지 또는 제한) ① 누구든지 보호구역 안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호, 제3호, 제7호, 제8호, 제11호 또는 제12호의 경우 미리 관할부대장등(제1호의 경우에는 주둔지부대장을 포함한다)의 허가를 받은 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4. 12. 30.>
1.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구역 또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에의 출입. 다만, 군사작전상 장애가 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의 경우에는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출입할 수 있다.
가. 통제보호구역
나. 울타리 또는 출입통제표찰이 설치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2. 통제보호구역 안에서의 건축물의 신축. 다만, 군사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3. 통제보호구역 안에서의 수산동식물의 포획 또는 채취
4. 군사기지 또는 군사시설의 촬영ㆍ묘사ㆍ녹취ㆍ측량 또는 이에 관한 문서나 도서 등의 발간ㆍ복제. 다만,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가 공공사업을 위하여 미리 관할부대장등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오늘 포스팅 요약

 

죽을뻔 한 경험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는다
죽음이 모든걸 변화시킨다.

 


조언을 아껴주지 않은 군에서 만난 모든 인연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이제 듣는 당신에게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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