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이 어학병의 업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어학병 소속 부대의 정확한 위치와 세부적인 편제사항, 내부 시설,

병력현황 등에 대한 모든 내용은 특수 군사 II급비밀로 분류

이러한 사정을 이해해달라.

 


북한은 상도덕을 모르는 새끼들이라서 그런지, 주말마다 미사일을 쏘았는데, 그리되면 주말 당직을 서는 분들도 피곤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군은 그 조직의 특성상 24시간 동안 적의 동태를 파악해야 했고, 그들의 특이 움직임은 우리에게 있어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서로 서로 편하게 좀, 주말이나 아니면 행사하는 날이나 쉬는 날에는 공격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이 x끼들은 그런 날이면 오히려 머릿속으로는 "야 우리가 이때 공격하면 저 새끼들 X 같겠지" 하는 매뉴얼이 있나?

싶은 합리적인 의심이 들정도로 X랄 아닌 X랄 한다. 

어 ~ 주말이야~ 쏠거야~

 이는 간부/병사로 하여금 주말 출근을 하게 하며, 하루하루 훈련으로 고되게 아니 그냥 하루일과를 보내고 나서 따스하게 마음의 힐링을 찾고자 하는 자들에게 마음에 불을 지필뿐만 아니라 서로 불편한, 정도에 따라 높으신 분들도 나오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그것은 그들의 자리가 만든 책임이자 의무이며, 그 직책의 걸맞은 행동임은 틀림없지만, 그래도 이 상황을 맞닥뜨리게 하는 명분을 주는 새끼가 X 같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화성 15호 발사

 

화성 5호 발사

 이 글을 보고 있는 군 관련자들은 필히 공감을 하겠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군대에 다녀오지 않으신 여성분들이나 혹은 대체복무자들에게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면, 당신이 일하고 있는 자리에, 당신만이 담당할 수 있는 일들이 당신의 쉬는 시간을 노려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범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것었다면 그냥 오늘 하루 똥 밟았다 싶어 하루를 어쩔 수 없이 보낸다면, 이 군생활의 주적은 확실하다.

발사체 (X랄)

그렇다, 그 새끼다

 

아무튼, 2022년은 그런 한해였다. 주말마다 미사일 쏴재껴 진짜 짜증 나게, 어학병이 주말에 미사일 쏘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싶겠지만, 우리는 한미 동맹. 70년 동안 서로를 지켜낸 동맹,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이 서로 간의 관계 속에서는 언어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걸어 다니는 파파고인 우리는 군복을 입고, 우리의 위치로 향해야 한다.

 

2022년 5월에는 우리도 대응 사격을 하겠다고, 그 울분을 쏟아내었었던 것도 얼마 되지도 않았었는데

 

이 11월 12월의 기억은 매우 강렬한데, 눈 쌓인 부대의 사이사이로, 현 위치로 복귀하는 것은 그 감성만큼은 잊을 수가 없다. 새벽의 차량의 불빛이 어둠길을 갈라내고 제설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후임들 사이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타려고 하는 미군들 사이에서 그 즐거움이 고양되어 있었을 즈음에, 

 

이 X발련은 이 분위기에 초대받지 않았다는 것에 꼬장을 부리는 것인지, 아니면

"하하 나도 유학생이었던 적이 있어서 서양애들은  지금이 딱 적기야 지금 때려야 해"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었다)

하는 마음으로 버튼을 누른 게 틀림없다. 

야발련

 

그 의도가 어찌하던, 그들의 핵무장을 향한 발걸음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던, 우리의 하루를 망쳐버린 것을 의도했다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은 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좋아하는 주한미군도 그런 "군기강해이'의 형태를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물론,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난 기강해이라고 보다는 지친 하루의 위로라고 생각한다)

 

 국가 간의 선은 상대 쪽에서 계속해서 넘어왔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대응하지도 못했었는데 이는 서로의 위치와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외교를 정상국가스럽게 대처해야 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있었고, 북한은 그런 이해관계를 신경도 안 쓰는 것으로 유명했으니까. 하물며 공식적인 TV방송을 이웃국가인 일본을 "파렴치한" 혹은 "역적패당"이라고 부르는 자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훗일 생각 안 하고 자기 마음대로 외교를 하는 곳이 북한이라는 곳이니까

 

단어 선택하고는 참..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대응사격을 하겠다고 하였지만, 그때 당시에는 워낙 대응을 하고 싶어도 하지는 못했다. 평화합의라고 한 것으로 우리의 팔이 묶여 비유를 하자면 앞마당에서 불장난을 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하는 모습만 연출되고 있었다. 물론 지금이야 (작성시기 2024년) 상황이 다르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랬다. 그러한 복잡한 내부에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 직접적으로 표출을 하지는 못하고 간접적으로 미국 측에서 움직여 주길 기대해야 하는, 은연중에 말을 해주면서 눈치껏 그들이 받아들여주길 원하는 이야기들이 많았으니까.

 

미국도 한국과 수교를 하고 외교를 하고 동맹으로서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그 속사정을 알고 있는 건 있긴 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과 간접적으로 돌려 말해야 하는 한국의 업무방식의 차이 속에서 생기는 감정적 마찰은 통역을 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는 것이니 스트레스는 안 받고 싶어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기억하는 사건은 2022년에 발생한 북한 무인기의 침범 사건, 서울 하늘을 쓰윽 살펴간 이 사건, 덕분에 미 측에서도 "당했다"라는 반응을 보여줬었으니까. 물론 내가 기억하는 그 "당했다"라는 것은, 돌려보냈다는 그 "당했다"였던 거 같다.  한동안 언론에서도 시끄러웠었고, 늦장대응이다 뭐다 하면서 대한민국 언론이 분열을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떠들썩했으니까

 

출처:동아일보

 

. 이러한 이야기 끝에 결국에는 우리도 대응을 똑같이 했었는데, 

 

그렇게 하면 "야 너도 그러면 똑같은 놈이 되는 거야" 이런 말을 할 수 도 있긴 하다. 하지만 옆집이 외교를 정상적인 국가처럼 하는 곳도 아니며 미치광이 전술로 간을 보면서 끝까지 신경을 긁고 가는 국가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대응을 해줘야 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방법이, 유엔 측에서는 이런 결과를 낳긴 하였지만 말이다 

 

 

유엔사 "무인기 보낸 北·맞대응한 南, 둘다 정전협정 위반"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유엔군사령부는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의 남한 영공 침투와 그에 맞대응해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낸 남한의 군사...

www.yna.co.kr

 

그들 또한 그들의 입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이해한다. 조금 아쉬운 마음은, 당하는 사람의 입장도 고려해주지 못하는 중립적인 유엔의 태도였겠지만 그래도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아직도 그 바빴던 날들을 난 기억 한다,

 

잊을 수가 있나. 지극히 악의적인 개 X 끼들, 덕분에 한동안 주말출근은 기본이었으니까. 

 

뭐 혹자들은 북한이 한국의 담당일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하는 시야도 있긴 하다, 한국의 약점을 일부러 공격해 우리가 보완해야 할 부분을 1대 1 과외로 알려주고 있다고, 놀라운 시야지만, 그렇게 보일 정도로 이 무인기 대응은 우리가 할 말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이제 나는 전역자의 시야로 군을 보고, 또한 동시에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작금의 상황인 남북관계는 평화의 노선을 가고 있는 그림이 아니라 서로 간의  화구를 맞대어 네가 쏘면 내가 쏘겠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유감임과 동시에, 내 또래와 그리고 미래에 군에서 살아가야 하는 내 동생들 그리고 미래에 혹시 모르는 내 아들들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분명 나도 어렸을 적에,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주말에 놀토를 그리워하던 그 시절에, 군인들에게 위문편지를 쓰는 행사를 했었고 그리고 그 편지에는 이후에 한반도가 통일되어 군대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일은 생기지 않지 않았던가. 

 

1년 6개월의 군생활을 길다면 길고 짧게 했지만, 그 짧은 군 생활은 변화의 시기였기 때문에, 2018년에서 2022년의 정권 이양의 시기를 직접 겪었으니까, 군대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바뀌어 나가는 것을 직접 체감했었으니까. 이제 나는 전역을 했고, 사회에서의 역할과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상태로 내 경험과 내 기억을 갖고 이제 군에 들어가는 동생들을 보면, 마음 한편이 아련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영광스럽고 명예스러워해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한 없이 당연해졌고, 다른 나라 사람들 입장에선 선택이었던 것이 희생의 강요를 처음 겪는 장소가 바로 군이라는 공간이니까. 내가 겪은 발자취를 내 동생들과 후임들이 당장 따라갈 것은 아니지만, 그 감정과 그 장소에 대한 이해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니 마음 한편에서는 더 잘해주고 싶은 감정만 벅차오를 수밖에 없다. 

 

이 감정의 기원이, 사회의 시스템 때문이고, 그 시스템의 출발은 그 X발련 때문인데 

 

 

덕분에 20대 초반에 성숙해지는 계기를 얻어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 스스로가 실수를 하는 것이 발생하면, 책임 소재에 대한 교훈을 배울 수 있는 (강제) 곳이 군대만큼 좋은 곳이 없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할 수 있다면 안 하는 게 훨나은 그곳,

그런데 이 장소를 겪게 만드는 게 그 새끼

 

분명 이 글도, 북에서 읽고 있다면 내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데, 주체고 X랄이고 너네들이 주말이라는 것도 없고 휴일도 없이 착취당하는 꼬장을 왜 우리한테 부리는지 모르겠다. 그 꼬장의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너네 윗사람한테 가서 부릴 것이지. 정말 짜증 나는 족속들

 

 

십새기

아무튼, 이 글을 읽을 나의 동생들과, 내 후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또 달리 하는데, 그 메시지는 간단히 


 

"원래 그런 장소니까 버티고 그래도  자기 자신을 잃지 말아 달라"


이상, 오늘의 기억 주저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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