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이 어학병의 업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어학병 소속 부대의 정확한 위치와 세부적인 편제사항, 내부 시설,
병력현황 등에 대한 모든 내용은 특수 군사 II급비밀로 분류

이러한 사정을 이해해 달라.


 

미군은 오랜 전쟁의 경험으로 수많은 실전 경험치를 얻었다. 덕분에 천조국이라는 별명과 함께,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군사력의 나라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군 생활동안, 인터넷이나 TV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들의 인생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도 난 그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모든 이들이 높은 계급을 두려워하지만, 난 두려워하지 않았었는데 그 이유는 나의 소속도 있었지만 사람의 계급을 무서워하지 않는 나의 성향도 있었다. 이런 성향은 군에서 있어야할 사람이 아니지만, 어찌 되었던 국가는 나를 불렀고 나는 그 부름에 응해 복무를 했으니 말이다. 

 


 이 이야기는 외로이 담배를 입에 물고 불 붙은 고체 연료에 몸을 녹이고 있었던 그와 나의 이야기다.

그저 담배로 완성되가는 인연

그의 모습이 마음 한켠속에서 궁금증이 생겼던 나는  

 

 

"Ah yes sir, What kind of reminiscent makes you want to smoke?"

아, 있고 말고요, 어떤 즐거운 추억이 담배를 피우게 할렵니까

 

그는 나지막이 웃으면서 

"Bullshit"

개소리

 

그러면서 입에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키는 그의 모습에

시멘트 주차장 턱에 주저앉아 대화를 이어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앉으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Oh sir, don't treat your alliance like that" 

동맹국을 그리 대해주진 말아 주시옵사

 

그는 그 말에, 다시 한번 내 군복을 보고는 눈이 커지시더니

 

 

 

"Ah, I thought you were one of us, where did you get your English?"

아 우리 편인줄 알았지, 영어는 어디서 배웠나?

 

나는 게임에서 배웠다고 말을 하진 못하였고

 

"taught by myself, and Uni sir"

혼자 자습했죠, 대학이기도 하고

 

그는 대학이라는 말에, 생각에 한편 잠기더니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한번 더 피웠다.

다시 보니 보이는 그의 얼굴,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라틴계열의 남자

그의 억양속에서 알 수 있었던것은 미국 남부 출신이었다

 

"Are you working in Korea sir or just got it from the mainland" 

한국에서 일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본토에서 오셨습니까

 

내가 묻자

 

"Mainland, the US"

본토, 미국

 

그는 그리 대답하면서, 밤하늘을 보면서 나에게 말했다

 

두돈반 차량이 앞에 지나가고,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미군 병사들,

그 사이 속에 담배를 피우러 온 병사들 조차 계급을 보고 감히 가까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 계급은 어둠 속에 있어 보이지 않았기도 하였으며,

나의 마지막 훈련이기도 하였기에 두려울 것도 없었다

그리고 나는 대화를 계속했다

 

"How's Korea so far?"

한국은 어땠어요?

 

"was good, it is an amazing country, well developed"

좋았지, 대단한 나라야, 발전도 하고

 

그런 담배 한 모금 끝에, 나는 그의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전역 후에 내 인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서 이기도 하였으며

그리고 군에 자원하는 미군들의 생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아갈, 사회로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내 마음을 공감할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앞에서 타고 있는 고체연료통

 

 

"Why did you join the military?"

왜 군에 자원했나요?

 

"Heh, heh, someone asks 'the' question"

허, 이제 누가 "질문"좀 하는군 그래

 

"Because I didn't know what to do"

왜냐하면, 내가 뭘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it has been almost 15 years"

15년 정도 되었다네

 

"I spent 6 years at the community college" 

6년 정도 커뮤니티 칼리지 대학을 다녔었지

 

"All my friends were moved on or doing their own stuff, and I felt I was left behind"

내 친구들은 모두 앞서 나아간 거 같았는데, 나 혼자 뒤에 남은 것 같았어

 

"So, I signed up for the military, luckily I could take an officer course"

그래서 군에 자원했지, 운 좋게도 학위가 있어 장교를 할 수가 있었거든

 

"And here I am, lieutenant Major, probably applying for the next promotion" 

그래서 여기에 중령으로 있지, 아마 다음번에 예비역진급을 자원할 거야

 

그랬다, 나는 지금, 예비역 중령과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예비역도 진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었기에

그런 인연이 우리를 만남으로 이끌었고

훈련이라는 명분으로

본토에서 여기까지 날아와 야간에 배치되시면서 

피곤한 훈련의 끝에 잠시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던 것

그때 당시와 가장 비슷한 컨테이너

"Which office do you work in, Soldier?"

어디 사무실에서 일하지, 병사?

 

"Engineer, sir"

공병입니다

 

"Fxking Shit"

 

공병가면 철 들어

이런 씨 X

 

공병이라는 말에 튀어나오는 그의 욕설,

"You are right sir" 

완벽하신 평가시네요

 

"I was an Engineer course as well when I was in the camp. I didn't like it"

나도 공병 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다네, 좋진 않았어

 

"but I loved visual inspection, it is a combination with fancy words,
just looking around with a chopper"
검수하는 걸 좋아했었어, 멋진 단어처럼 들리지만, 그냥 헬리콥터 타고 돌아다니는거라네

 

"Frankly speaking, I do that for the helicopter"

솔직히 말해서 헬리콥터 때문에 하는 거였거든. 

 

담배 한 모금이 다 끝나갈 즈음에,

그는 다시 나를 보고 말했다

 

"Do you have a spare cigarette?"

남는 담배 있나?

 

주머니 속에는 사무실 중사분이 좋아하시는 담배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라이터도

입에 한 개비 드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펴드리면서

 

"Hope you like the mild one" 

부드러운거 좋아해주시길 말입니다

말보로 마일드 골드를 한개비 지펴드리고는 

 

"I wish I have a boy like you in my office, they aint do shit"

너 같은 녀석이 내 사무실에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지금 있는 것들은 이런 걸 안 해

 

"what you meant sir, I aint doing anything right now"

무슨 말씀이십니까,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는 누구보다 호쾌하게 웃으시면서

 

"Attaboy, if you visit the US someday, I will show you my place around " 

재밌는 친구구만, 미국에 언젠가 오면 내 사는 곳을 좀 안내해 주지

 

"How can I return your favor? I am just a humble sergeant. please no"

제가 어찌 그런 걸 돌려줄 수 있나요, 그냥 병장인데 말입니다. 그런 말 마십시오

 

그는 이런 이야기 속에 담배를 물고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I was young as well like you"

나도 너처럼 젊었는데

 

그리고 반사되는 눈망울 속의 빛

어느 정도 조용한 시간을 가진 후에, 담배를 한 개비 같이 피고는

 

"Yes, and I'd be old like you sir"

그럼요, 저도 당신처럼 늙을 것입니다

 

그 호기 넘치는 발언에, 그는 그 상황을 어찌 받아들였는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Normally people are intimidated by my rank, but you don't"

보통이면 사람들은 내 계급에 겁먹는데, 넌 안 그러는구나

 

"What you can do sir? I am in a different uniform" 

선생님이 어쩌시겠습니까, 전 다른 군복을 입고 있는데요

 

그러자 고개를 한번 끄덕이시더니 

 

"You are right, smart" 

그 말도 맞지, 똑똑하군

 

시간이 되었다, 쉬는 시간 15분간의 대화 담배를 한 개비 피고 시멘트 바닥에 앉아 대화를 했던 그 자리

"Sir, I gotta go back to my place, gotta translate it " 

제가 가봐야 할 거 같아서요, 번역하러 가야 합니다

 

"Oh, sorry, thank you for a cigarette" 

아 미안하네, 담배 고맙네.

 

"What's your name son? "

이름이 뭔가? 

 

"000, sir"

000입니다

 

 

"I will keep that in my mind"

내 기억해 두지

 

 

그것이 그와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는 훈련을 위해 잠시 한국에 들렀다가 자유여행을 몇 번 하고는 돌아갔겠지만은

난 아직도 이 대화가 머릿속에 맴돈다

 

맴도는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첫째로 자기가 해야 할 것을 몰랐기 때문에

보통이면 2년 제인 Community College를 6년 동안 다녔다는 것과

일반 병사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토로해 준 그의 삶의 대한 자세가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은 수많은 통역과 번역 속의 과정 속에서 나도 모르게 사람의 경계심을 풀어버리게 만드는 기술을 나 스스로가

체화하고 있었을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니면 그가 단순히 대화할 사람을 필요로 했었을는지는 모르겠다.

 

선임들이 좋아하는 담배부터 시작해서 사무실 속 간부님들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모두 파악해 둔 상태에서 

운이 좋게 남아있던 담배 한 갑이 그에게 적잖이 감동을 주었을지는 모르겠다.

군납 담배라 맛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담배 한 모금 속에 두 남자는 인생의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직도 그 대화를 길게 하지 못함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었다.

그런 곳이다. 다양한 인생을 가진 사람이 만나는 곳.

  가끔은 이러한 감성이 그리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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