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0년 차 

워낙에 대학교에서 만난 인간관계의 특징은 대다수가 다른 이들을 경쟁자로 바라보며 굉장히 방어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경향이 있는 아이들이 꽤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들이 잘 못된 것이 아니라, 대학교 내부에서 만큼은 각자만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적을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친구를 협력관계라고 생각하는 이들보다는 경쟁 상태로 보는 아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들은 지극히 순수하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백지 같은 아이들이 겪어 내야하는 경쟁의 삶 속에서 빠르게 적응한 그 모습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느낀다. 분명, 나 또한 누군가의 시야로써는 그때 당시(20살, 지금으로부터 대략 9년 전)에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경쟁 상대로 보고 지극히 방어적인 태도로 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야 나이 좀 먹고, 연륜이라고 말해도 부끄러운 시야로 이들을 바라보게 된다. 

 

얘들아 과제 해야해, 내일까지야.. 연락 받아...

 

 

물론 어느정도,  삶의 태도가 사람의 다양성을 받아들인 사람 또한 있었다. 이 극단 적인 차이는, 나로 하여금 놀라움을 숨기는 것이 불가능하게 만드는데. 분명 같은 사회 속에서 자란 이들이 삶의 태도가 이렇게나 다를 수 도 있다는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즐기는 편이라. 어느 정도 스트레스 관리가 되는 것 같지만은, 이들의 갈등의 방향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기에 짜증은 나는 편, 파도가 치는 걸 즐기지만 폭풍우가 치면 생존을 위해서 그 스탠드를 취해야 하니, 당연지사. 

 

오히려 석,박사를 공부하고 있는 이들과 대화하면 마음 한편이 놓이게 되고 편안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내 또래(서양은 27~29살이면 석/박)와 대화할 때에 드는 마음의 편안함은 국적/인종을 불문하는 듯싶다. 물론, 배움의 위치는 다르기 때문에 그들 또한 학생인 나를 대하는 대에 당황감과 당혹감이 느껴지는 그 표정을 보면, 어느 정도 그들을 배려하기 위해 거리를 두긴 하지만 말이다.

 

씁쓸한 편

 

이게 1년이나 2년의 차이라면, 한국에서야 재수/삼수 혹은 군대를 다녀온 학생분들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 어렵지 않게 소통이 가능하지만, 29살과 20살의 차이에는 그 사이에 대통령 2번의 차이가 존재한다. 당연히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 그렇기에 이들에게 당연한 이야기들이 나를 놀라게 하는 것도 정말 많다. 다행히도, 나에게 있어 호주는 새로운 공간이고 백지 같은 장소이기 때문에,  이해를 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한국이었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대략의 10년의 기간은,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의 차이가 아니라,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대학교 4학년의 차이인 만큼 차이가 존재하니까. 이들이 아무리 성숙하게 굴어도, 내 눈에는 초등학교 6학년의 어리광으로 보일 뿐이지. 워낙에 대학에 썪어들어가는 몸이니까 졸업은 언제 하나 생각이 들어서 이 고민을 아는 교수님 (대학교 35년 차, 박사 2개) 에게 푸는 편인데, 이 분이 없었으면 오래전에 캥거루랑 맞짱 뜨다가 지나가는 트럭에 치어 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들 중 몇은, 처음 마시는 알코올의 행복감 때문에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고 나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도 말해주기도 하는데, 이런 일들이 있을때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데이터가 없어 쉽지도 않다. ChatGPT에게 물어보고 그에 따라 대응하거나, 혹은 공감을 잘해주는 친구에게 물어보고 대답을 하거나, 아니면 그였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으로 답을 해주고는 있다. 

내 인생도 좃되고 있는거 같은데 어린애들 어리광도 받아주고 있으니 감개무량

 

 

물론, 이런 나도 마음의 한계는 있기 때문에 운동으로 생각을 정리하거나 혹은 혼자서 공부를 해 나아가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해도 감사함을 아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것은 알고는 있지만, 그저 사회에 나가서 같은 상황이 그에게 찾아왔을 때 다시 한번 생각나 연락 한 번 해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제일 크지만, 그 고마움을 잘 모르는 친구들이 정말 많겠지. 

 


이제는 Template 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은데

  • 일단 군대 부터 다녀오고 걱정해도 늦지 않아...
  • 헤어져도 괜찮아... 다른 사람 만나...
  • 너 안싫어... 가끔 귀찮아...
  • 집에 가서 생각해....
  • 가서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해...
  • 헬스장 가자....운동 같이하자...
  • 아직 어려... 여행 다녀오고 견문을 넓혀...
  • 바다 구경 가자... 바다는 깊어... 그리고 대다수 신경 안 써.....
  • 이상한 소리 하지 마...
  • 쓸데없는 소리 한다 또...
  • 모를 수도 있어....
  • 일단 해야 할 것부터 하고 걱정하자...
  • 괜찮아... 다음에 또 가면 되지... 
  • 이런 시답잖은 걸로 미안하다고 하지 마....
  • 원래 사람은 혼자야...
  • 술좀 그만 마시고 물 마시고 잠부터 자...
  • 여자친구한테 엄마를 기대하지 마, 반대로 남자친구한테 아빠를 기대하지 마....
  • 외로운 건 환상이야....
  • 솔직하게 말하는 게 더 나아...

쉽지 않다

 


나이가 많다고 하면 아무래도 주어진 상황에서, 중학생은 고등학생이 대단해 보이고, 고등학생은 대학생이 대단하보이는 거니까. 그 경험에 따라

 

나이 많음 = "어느 정도 연륜 있음"

 

이라는 공식이 항상 "참"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기대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너와 같은 Bachelor이며, 좀 대단하다 할 수 있는 경험은 그렇게 없고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겪고 나니까 이겨낸 것이라서 이 미천한 내가 해 줄 것은 얼마 많이 없지만. 매번 내가 틀릴 수도 있기에 이들이 자신만의 가치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이 마음을 알아 줄려는지는 모르겠지만... 

 

결어


 

담배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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